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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숨 쉬는 모든 이들에게 선언합니다

w. 몰타

@moreandmol

모두 어서 오세요. 좋은 날입니다. 그렇죠. 그래서 이렇게 많이들 제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는 거군요.

저는 말주변이 없고, 길게 이야기하는 성격이 아니지만 노력해 보겠습니다. 

 

 

오늘은 제 삶의 희미한 기억의 풍경을 떠올려 보려고 합니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 가장 슬펐던 순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오늘은 그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아주 오래 살았습니다. 기억을 억지로 끄집어내지 않으면 누굴 기다리고 있는지 잊어버려서 이 행위를 종종 반복하곤 합니다.

 

 

꽤 미적지근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저 자신은 너무 차갑지만, 사랑하는 것들이 너무 뜨거워서 죽지 않기 위해 이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미지근함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모든 것이 지겨워지기도 합니다. 아이러니하지만 이 경계를 줄다리기 하는 것이 제 무료한 삶에선 몹시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지난한 삶에서 제게 가장 뜨거운 것들을 이야기해 주려고 합니다. 

 

 

대부분 제가 뜨거운 것을 싫어할 거라 말합니다만, 저는 뜨거운 것들을 사랑합니다. 타오르는 불, 내리쬐는 태양, 승리를 향한 집념, 굴복하지 않는 눈빛, 그것을 내리누르는 인내. 손이 데일 정도로, 사고가 멈출 정도로, 한순간 모든 것을 불구덩이에 맡길 수 있을 정도로.

 

 

그런 것들은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눈이 멀 정도로요. 

 

 

제가 사랑하는 것에 대해 알고 싶으십니까.

 

 

 

 

별 좋아하시나요. 하늘 위에 떠 있는 별이요. 막 태어나는 별은 400만℃ 이상의 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작은 별은 이미 충분히 뜨거운데도 더 빛나기 위해 주변의 것들을 계속 머금고 자라납니다. 자신이 터지는 것은 별에게는 문제가 아닙니다. 더 뜨거워지기 위해 온갖 부유물들을 삼키려고 끝없이 여행할 뿐입니다. 더 빛나기 위해 욕심을 부리는 별은 1,000만℃가 넘어가면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열기와 빛을 뱉어냅니다. 그러면 마법처럼 변신하듯 연기가 사라지면서 그 안에서 진짜 별이 탄생하게 됩니다. 마치 만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의 변신 장면처럼 말입니다. 그런 별들은 스스로 빛을 냅니다. 우주의 모든 것들은 아주 오래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빛을 내는 법을 모릅니다. 그저 가만히, 고요히 그 광활한 우주에 존재할 뿐입니다.

 

 

별은 그 많은 존재 중에서도 스스로 빛을 내는 아주 기특한 존재입니다. 

 

 

나를 바다라고 부르던 별이 있습니다. 

 

 

'당신은 나의 바다에요.'

 

 

그 별도 몹시 뜨거웠고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내가 왜 바다냐 물었더니 깊이를 알 수 없는 눈과 하늘마저도 품을 것 같은 마음이 그렇다 하여 바다라 했습니다. 정작 내가 품는 것들은 고작해야 몇 줄기의 산맥뿐인데. 별은 그 자리에서 아주 오래오래 저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다 나중엔 조금 심심하다며 지평선 아래로 훌쩍 여행을 떠나버렸습니다. 그가 아래로 떨어질 때, 제가 지평선과 닿아 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지평선을 향해 착륙하는 그를 언제든지 받아줄 수 있으니까요. 별은 그렇게 일말의 인사를 남기며 제 품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하늘이 뻥 뚫린 숲 가운데 앉아 밤하늘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주 먼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종종 하늘을 올려다봐요. 그건 제가 별을 사랑하는 탓입니다. 그 별도 하늘을 좋아했지요. 어찌나 좋아했던지 열일곱 번째 태어났을 때는 태양을 닮은 공을 가지고, 하늘을 향해 뛰는 놀이를 몹시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함께 뛰었습니다. 

 

 

그곳에는 꽤 많은 별이 있었지만, 그 어떤 별도 제 별보다 빛나진 않았습니다.

 

 

우리는 같은 시간에 일어나 함께 아침을 깨우고, 가끔은 바보 같은 행동도 하고, 밀려오는 감정을 누를 수 없어서 입술을 맞대고 한참 동안 가만히 있기도 했습니다.

 

 

직접 닿는 것은 생각보다 뜨겁지 않았습니다. 미적지근하고, 따뜻했습니다. 

 

 

저는 그 감각을 편안함과 안정감이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미 '그'이기 때문에 익숙한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합니다. 그는 늘 시끄럽지만 속이 깊고, 수줍어하지만 저돌적입니다. 그런 상반되는 것들을 가진 그와 함께 있으면 즐겁습니다. 익숙해도 늘 새로우니까요. 그가 태어났다는 숫자에서 아셨을테지만 우리의 모든 만남은 처음이지만 처음이 아닙니다.

 

저는 늘 그보다 아주 거대했습니다. 그래서 '그'와 있을 때면 제 모습을 줄이고 한 품에 나를 안아주길 원했습니다. 저는 한 번도 누군가의 품에 안겨본 적 없어서, 애정을 가지고 안아주는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누군가의 품에 안기는 것 역시 아주 포근하고 편안하니까요. 

 

 

반면, 언어란 것은 아주 뜨겁습니다. 신기하지 않나요. 맞닿는 입술의 촉감과 마주 잡는 손, 빈틈없이 안기는 두 살결은 몹시도 따뜻한데, 사랑한다는 말은 형태가 없으면서도 어째서 이렇게 뜨거운 걸까요. 

 

 

저는 아주 오래 살았지만, 이 현상에 대해서는 영영 답을 내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종종 저 같은 존재에게 상실의 의미를 묻는 것들이 있습니다. 사실 상실이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아니, 잘 몰랐습니다.

 

 

제가 뜨거운 제 별에 대해 이야기했었지요. 그 별은 사실 별이기 전에 작은 박새였습니다. 아주 작디작은 새였지만 신기하게도 자기 몸보다 훨씬 큰 철새들을 따라 먼 거리를 이동하고, 여행하는 신기한 새였습니다. 다른 박새들은 여행을 떠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영영 사는데도요. 그 작은 몸으로 얼마나 뜨거운 자유를 갈망했는지 짐작도 되지 않습니다. 너무나 뜨거운 마음을 품고 있어서 다음 생을 별로 골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는 당당했고 아주 재빨랐습니다. 때문에 아무리 저라도 손에 쥘 수 없이 원하는 만큼 높게, 원하는 만큼 멀리 갈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 작은 몸으로 아주 오랫동안 날 수 있어서 저는 늘 떠나는 그 새에게 제 향과 나뭇잎 몇을 꽁지깃에 몰래 붙여 따라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아마 열일곱 번째의 그 역시 작은 새였을 적 기억과, 뜨거운 별이었을 적 기억을 가진 탓에 아주 먼 곳으로 떠났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작은 몸이나 한 곳에 얽매이지 않고 훨훨 날고 싶은 만큼, 뜨거운 심장을 가진 채 아주 멀리 말입니다. 저는 그가 떠날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우리가 다시 만나리란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렇게 열일곱 번, 그의 생을 보았으니까요. 

 

 

떠나는 그의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다시 만나, 또 왼손에 약지를 끼고, 또 성혼선언문을 읊을 것을 알고 있었을까요? 정말 그가 알고 있었던 것인지 그 영혼이 무의식중 나를 기억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온통 기다림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가 돌아올 때까지 늘 같은 곳에 존재할 뿐입니다. 

 

 

어떤 여행을 떠나더라도 반드시 돌아올 수 있는 곳.

지친 그의 영혼이 어떤 모습이더라도 쉴 수 있는 굳건한 안식처.

 

 

아, 상실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나요. 제가 상실을 모른다고 했던 것은 어차피 모든 것들은 다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죽은 나무도 시간이 지나면 싹을 틔우고, 동물들은 또 다른 형태로 되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제게는 '시간'이란 개념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지도.

 

 

그러나 저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상실'의 괴로움만큼 '그리움'으로 몸부림치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의 상실이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상실은 아주 온전한 끝입니다. 그런 것은 유한한 존재들에겐 절대적인 영역이라 영원히 상실을 안고 그저 무뎌진 채 또 누군가의 상실이 되겠지요. 그 상실이 제게 그리움입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모른 채 다시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것. 더 빨리 보고 싶은 마음과 또다시 잃을 것을 아는 마음. 이런 것들을 말이지요.

 

 

이런 것들. 이런 것들.. 음. 

 

 

그리움이나 잃을 것을 아는 마음, 외로움 뒤에 찾아오는 환희. 홀로 있는 나를 깨닫게 만드는 것. 함께 먹었던 것들과 함께 웃었던 것들, 함께 나누었던 온기와 영원을 약속하는 순간. 엉성하게 떠나보내고야 마는 나의 인사. 다시 홀로 남았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걸리는 수 초. 그 뒤의 시간은 온전히 남은 나의 그리움으로 채우는 것입니다. 

 

 

저는 이 감각이 상실과 비슷하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저와 있는 순간에 늘 최선을 다했습니다. 1분 1초가 아까워서 무리해서라도 함께 있기를 원하고, 둘이 있는 순간만큼은 다른 것에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형이랑 있으면 내가 말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나는 좋은데.'

'그래요?'

'응, 너는 도전과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제가 왜 그런 걸 좋아하는 줄 알아요?'

'글쎄.'

'형이 날 기다리는 동안 심심하지 않아야 하니까.'

'.....'

'내가 했던 모든 이야기들을 하루에 하나씩 생각해요. 내가 겪었던 경험, 노력, 내가 들려주던 세상의 이야기들.'

 

 

열일곱 번째의 그는 내가 오래도록 기다릴 존재라는 것을 은연 중 알고 있었나 봅니다. 종종 잊어버린 채 태어날 때도 있었지만 서운하지는 않습니다. 그는 내가 무엇인지 잊더라도 나를 사랑하는 것만큼은 절대 잊지 않으니까요.

 

 

신기하지 않나요. 제 주변의 존재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삶이 너무나 무료하다고 말합니다. 영원히 잠들어 버린 존재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를 기다릴 영혼이 있는데 어떻게 감히 잠들 수 있을까요. 그의 성정이라면 어떻게든 나를 깨울 것 같지만, 나는 그를 아주 많이 반겨주고 싶습니다. 어떤 생에서든 멀리 떠났던 그가 다시 돌아왔을 때, 내게 보고 싶었다 끌어안았던 그 기쁨처럼. 이 땅에서 발을 뗄 수 없던 나를 한 품 가득 안아주며, 내게 날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해 주던 그 기분을.  내 무게를 온전히 지탱하고 나를 들어 올려주며 보고 싶었다고 말하던 그 순간을.

 

 

그도 알고 있을까요. 그 말에 담긴 말은 그에겐 4시간, 일주일, 3달, 1년이었을지라도 나의 그리움은 아주 오랜 시간을 누른 보고 싶었어-라는 것을. 보고 싶었다고 말하며 마주 보고 안아 웃는 것은 아주 뜨겁고 벅찬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감정을 곧잘 배우다가도 또 잊곤 하여 그가 태어날 때마다 다시 무심을 반복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열여덟 번째 그는 아주 크게-, 서럽다 외쳤던 적 있습니다.

 

 

'바다 같은 형을 사랑한단 나의 모든 말을 후회해요. 바다는 너무나 넓어서 아무리 쏟아부어도 하나도 보이질 않아. 내가 그 안에 빠져 죽어도 내 흔적 하나 남지 않고 가라앉을 거 같아요. 형은 내가 사라져도, 내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삶을 살아갈 거 같아요. 내가 없는 시간의 형을 나는 왜 알 수 없어요? 나는 그게 너무 억울해. 나를 더 아까워해 줘요. 나를 더 소중하고 특별하게 대해줘요. 왜 나를 위해 내 생에 집착하지 않아요? 내가 또 사라지는 게 좋아요? 나는 그 정도에요?'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면, 그 뜻이 꼭 변명을 위해 망설인다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사실 어떻게든 인간의 마음을 알 수 있게, 그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말을 고르고 또 골랐을 뿐인데. 나는 실수를 아주 많이 해서, 어떤 순간의 그라도 상처받지 않길 원하는데.

 

 

'나는 바다라는 형이 닿는 모든 모래사장에 내 이름을 하루 종일 새겨요. 그런데 결국 그마저도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고 말잖아요. 나는 그게 너무 지쳐. 지친다구. 내가 형을 사랑하고, 형이 나를 사랑하는 것도 알지만 지치는 것과 사랑은 다른 거 같아요. 이상하게 내가 외로워. 나도 외로워요.'

'...외롭게 해서 미안해.'

'나도 형처럼 영원을 살고 싶어요. 내 다음 생을 나조차도 어떻게 기억할지 모른다는 게 너무나 억울해. 이번처럼 내 모든 생을 기억할 거라고 보장되지 않잖아요. 형도 외로울 거란 거 알아요. 혼자 남겨지는 것은 형이니까. 그런데 이상하게. 나도, 나도 너무 외로워요. 형은 늘 세상에 가만히 있는데 나만 자꾸 떠돌아다니는 위성 같아. 형, 나는 별이나 에이스가 아니에요. 그냥 우주에 부유하는 잔재일 뿐이야. 울고 싶어. 외로워서 울고 싶다고요. 이것도 형이 나를 위해 만든 패턴이에요? 그런 거라면 나는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아요. 이런 말 해서 미안해요. 미안해. 하지만 이번 생은 왜 이렇게 머릿속이 힘들지. 미안해요. 형. 투정 부려서 미안해. 오래 기다렸을 텐데 서운할 말해서 미안해요.'

 

 

아마 나는 그때부터 내 무릎을 끌어안고 우는 법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지독하게 슬픈 것이란 내가 슬픈 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슬퍼하고 아파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일까요. 끌어안아 줄 사람이 없어 내 몸을 끌어안고 서러워 울던 날을, 나는 영원히 기억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내 몸을 끌어안고 울기만 하면 영영 그를 반겨줄 것이 없어요. 

 

나도 그에게 사랑을, 행복을, 온기를, 미소를. 아주 정확하게. 안겨주고 싶어요. 비록 전 표현을 잘 못 하지만 열여덟 번이나 그에게 사랑을 배운 덕에 이제는 나름 잘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울리지 않고 싶습니다. 무릎을 끌어안고 우는 방법을 알아버린 나는 사랑으로 도약할 정도로 아주 깊은 높이를 바라보게 되었으니까. 나는 아주 오래 기다렸으니, 누구보다 이 깊고 넓은 반가움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어서 빨리 그 이름을 내 숨 꽉 채워 불렀으면 좋겠습니다.

 

그토록 뜨거운 순간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이제는 정말 잘할 수 있어요. 잘할 거에요. 다시는 그런 슬픔을 뱉지 않을 수 있게 내가 더 잘해야지요. 그것이 아주 오래 사는 것들이 감당해야 할 짐이자 기쁨이니. 

 

 

나는 태산처럼 굳건한 그의 안식처.

심연이지만 절대로 잊지 않는 기억의 우물.

그가 어떤 여행을 돌고 돌아와도 반겨줄 수 사람.

 

 

이 모든 것은 '그'가 저를 만들어준 것들입니다. 오랜 기다림을 버틸 수 있는 아주 작고 소중한 마음들과 아주 작은 이야기들. 오래전 언젠가의 그가 저를 바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나는 그를 빛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난한 나의 삶 속 끝에서 반짝거리는 존재. 내가 멈추지 않고 계속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빛 말입니다.

 

 

나의 작지만 커다란 박새. 

아주 기특한 나의 별. 

나의 영원한 에이스.

영원한 나의 사랑.

 

 

비록 생각처럼 빨리 닿지 않아 조바심이 날 때도 있지만, 나는 압니다. 

우리가 반드시 다시 만나리란 것을. 

이 작은 은반지를 두고 그렇게 맹세했으니까. 

 

 

 

 

자, 여기 모인 분들은 잘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내가 '무엇'인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나는 그저 '후카츠 카즈나리'이자 '이명헌'. 

반려자는 '사와키타 에이지'이자 '정우성'입니다. 

 

 

어떤 세계에 있는 우리라도 그 손에 작은 맹세를 끼울 수 있길 바랍니다. 

땅 위를 걷는 나의 빛. 영원할 나의 기다림. 

완전하고 무결했던 우리의 오래전 첫 맹세.

 

 

검은 나의 산이 하얀 뿌리가 될 때까지. 

오늘도 열아홉 번째 너의 탄생을 기다리며. 

 

 

여기, 

나를 보며 숨 쉬는 모든 이들 앞에서 엄숙히 선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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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de of J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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